🕯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8 · 50회차 8일차

피자

나는 치즈가 듬뿍 얹혀있는 노란색 고구마 피자를 좋아한다. 고구마의 달콤한 무스와 쭉쭉 늘어나는 치즈의 궁합은 환상적이다. 사실은 조금 아까 카페에서 직원들과 따끈따끈한 고구마 피자 한 판을 사다 한 쪽씩 나누어 먹은 참이다. 피자는 이렇게 간편하게 여럿이 먹기도 좋다. 내가 피자를 처음 먹어본 것은 1985년 대학 1학년 때였다. 당시 학내 매점의 단팥빵이 150원, 학생 식당의 우동이 350원이었는데 피자는 학교 밖 레스토랑에서 무려 3,000원이었다. 용돈이 넉넉치 않았던 나에게 있어 친구들과 나누어 먹었던 그 죽죽 늘어나는 피자 한 쪽은 아주 가끔씩만 누릴 수 있는 사치였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맛있어진 피자를 이렇게 손쉽게, 입이 심심하다고 척척 사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다니 내 인생 이 정도면 성공 아닌가 싶다.

— 11 —

이민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

← 7. 찐빵표지9. 크루아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