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49회차 7일차
식혜
명절에 시댁에 가면 형님이 늘 식혜를 큰 들통에 한가득 펄펄 끓이고 계셨다. 저녁밥을 먹고 나면 아직 식지 않은 뜨끈한 식혜를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명절을 쇠고 집에 올 때는 2리터 병에 가득 담아주시곤 했다. 달큰하고 뜨뜻하고 시원한 식혜는 형님의 사랑이었다. 지금은 형님의 사랑을 더이상 받을 수 없다.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신지 6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나는 형님이 계셔서 시댁 가는 일이 참 즐거웠고 생일이 되면 동서들과 만나 외식하는 일이 기다려졌다. 시어머니의 공평하신 사랑 덕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인복이 많음에 참 감사하다. 그래서 난 식혜를 이제는 먹지 않는다. 형님이 생각나 먼저 눈물부터 또르르 흐르는 식혜. 언제쯤에나 편하게 아무 생각없이 들이킬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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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