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47회차 6일차
오리고기
아이들은 양념 없이 구운 오리고기도 잘 먹는다. 아들은 흑마늘 양념을 입힌 쪽을 유독 좋아한다. 외갓집 식구들을 만나는 날이면 어김없이 오리고기집으로 향한다. 팔순이 가까운 장인어른부터 처남네 막내 조카까지, 삼대가 한 상에 둘러앉아도 메뉴 걱정이 없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가 상 위를 채운다. 다 먹고 나면 죽 한 그릇도 더해진다. 숯불 속 호일에 싸둔 고구마도 빠지지 않는다. 집에서는 손도 안 대던 딸아이가 고구마를 까서 먹는다. 함께하는 자리가 입맛도 바꾼다.
— 9 —
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