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47회차 8일차
돈가스
어릴 때 집에서 먹던 돈까스는 고기를 갈아 만든 냉동제품 뿐이었다. 갈은 고기를 얼려놓은 수준이지만 케찹에 찍으면 나름 맛있었다. 초등학교 때 처음 경양식집을 가보았다. 얇게 편 고기에 바삭한 튀김옷, 부드러운 데미글라스 소스까지, 그곳의 돈까스는 다른 음식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일본식 돈까스가 유행했다. 두툼한 안심, 등심 중에 골라가며 먹었다. 치즈를 넣거나 맵게 만들거나 점점 종류도 늘었다. 이제는 마트에서도 통살 냉동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가끔은 예전 맛이 그립다. 마트에 가면 일부러 갈아만든 제품을 집어 올 때도 있다. 품질은 좋아졌어도, 잊히지 않는 맛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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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