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45회차 10일차
육개장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방학, 친구들과 겨울바다를 보러 갔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 새벽 기차를 탔다. 자리도 없어 통로에 앉아 힘들게 도착했다. 잠이 덜 깬 꾀죄죄한 모습으로 내린 역 근처엔 이른 시간이라 문 연 식당도 없었다. 추운 날씨에 배까지 고프니 거지 꼴이 따로 없었다. 겨우 찾아간 식당, 메뉴에 육개장이 있었다. 뜨끈한 한 그릇에 친구들 모두 감탄사를 터뜨렸다. 이처럼 맛있는 육개장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유명한 육개장 전문점도 많지만, 너무 배고프고 추웠던 그날의 한 그릇을 이길 수는 없다. 가장 간절했을 때 자리를 채워준 건 평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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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