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45회차 9일차
감자탕
성인이 되고 처음 감자탕을 맛본 건 고등학교 졸업 직후였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던 시절, 친구들과 둘러앉아 감자탕에 소주면 그보다 좋은 안주가 없었다. 듬뿍 쌓인 뼈와 우거지, 알싸하게 퍼지는 들깨 냄새, 부글거리는 소리. 함께 둘러앉은 테이블, 가진 건 없어도 배부르던 시절이었다. 처음 맛본 친구 하나는 고기가 다 발라진 뼈를 잡고도 쪽쪽 빨아먹으며 좋아했다. 맛도 좋았지만 그렇게 별것 아닌 음식 하나에도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먹거리가 많아져 갈 데도 많아졌지만, 그 시절엔 늘 감자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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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