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44회차 10일차
볶음밥
볶음밥을 즐겨 먹지 않는다. 밖에서 사먹은 기억도, 집에서 내가 먹으려고 만든 기억도 거의 없다. 하지만 볶음밥을 만든 적은 꽤 많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팔기 위해서였다. 즐겨 먹지 않아도 맛있게는 만들어야 한다. 볶음밥은 넉넉한 기름과 고슬고슬한 밥이 기본이다.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이 두 가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맛이 나지 않는다. 볶음밥은 늘 잘 나가는 메뉴였다.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뿌듯했다. 내가 먹는 건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지금은 그 일을 하지 않지만 예전의 뿌듯함은 기억에 남아있다. 만드는 사람의 보람이 꼭 먹는 데서 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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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