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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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50회차 1일차

식빵

식빵은 통째로 먹어야 제 맛이다. 손으로 둥그런 두 개의 산을 연다. 뽀얀 결을 엄지와 검지로 살포시 떼낸다. 얇게 조심조심 떼어 낸 투명한 종잇장은 금세 입 속에서 녹아 없어진다. 한 겹, 두 겹, 결을 따라 떼어 먹다 보면 보드라운 속 살은 사라지고 없다. 갈색 옷을 입은 동굴만 남는다. 아쉽지만 뻣뻣한 옆구리를 먹는다. 그마저 다 먹고 나면 마른 스폰지 같은 바닥과 가죽같은 껍질만 남는다. 남은 껍질을 몰래 버리다가 엄마한테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이 난 적이 있다. 지금은 흰 살과 껍질을 함께 먹는다. 늘 좋은 것만 골라 가질 수 없다.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늘 함께 있다. 인생의 모든 선택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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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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