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48회차 10일차
라면 or 라멘
라면은 다정함이다. 오랜 세월 사랑 받아 온 음식 답게 어떻게 끓여도 맛있다. 파를 넣어도, 양파를 넣어도, 해물을 더해도 좋고, 아무것도 넣지 않은 꼬들꼬들한 라면도 금세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든다. 암 환자에게는 자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꼽히지만, 가족들까지 라면을 끊게 할 수는 없다. 몇 봉지 사다 두면 어느새 모두의 손길을 거쳐 사라진다. 그래서 라면은 혼자보다 함께 떠오르는 음식이다. 나는 라면을 볼 때마다 다정한 사람을 생각한다. 어떤 말을 건네도 편안하게 받아 주고,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사람 말이다. 계산하지 않아도 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삶의 큰 선물이다. 문득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떠올려 본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구에게 라면 한 그릇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한다.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고, 함께하는 시간으로 위로가 되는 다정함을 오래 간직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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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