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 44회차 5일차
제육볶음
제육볶음을 맛있게 하면 일등 엄마가 된 기분이 든다. 빨갛게 양념이 밴 돼지고기에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어우러져야 한다. 마늘과 상추는 빠질 수 없는 짝꿍이다. 깻잎까지 곁들이면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환상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청양고추 한두 개가 들어가면 깔끔한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자주 만들지는 못한다. 정육점 아저씨에게 부위도 물어보고 양념도 물어보지만, 막상 집에 와 주방에 서면 레시피가 가물가물해진다. 결국 생각나는 대로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을 넣어 볶는다. 완성된 제육볶음이 늘 기대만큼 맛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두 아들은 말없이 밥 한 그릇을 비운다. “맛있다”는 말도, “별로다”는 말도 없다. 하지만 남김없이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안다. 오늘 제육볶음은 성공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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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