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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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50회차 1일차

식빵

학교 앞에 리치몬드라는 빵집이 있었다. 엄청난 빵 맛집이었다. 모든 빵이 맛있었고 기본 빵도 하나같이 맛있었다. 나는 그 중 밤식빵을 좋아했다. 이전까지 먹어본 밤식빵은 빵 사이에 박힌 밤을 찾으려면 식빵 속을 한참 헤집어야 했던 것과 달리 리치몬드 빵집의 밤식빵은 달달하고 실한 밤이 그야말로 꽉 차 있었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빵이었다. 풍요의 맛이라고 해야할까..? 그만큼 값도 비쌌다. 당시 보통 빵집 식빵이 1000원~1200정도 했던것에 비해 리치몬드의 밤식빵은 3500원쯤 했던 것 같다. 여러모로 묵직한 빵이었다. 빵을 사오면 처음에는 맛만 보겠다고 먹기 시작했다가 결국 식빵 가운데 큰 동굴을 반대편 끝까지 뚫어 놓아야 멈추곤 했다. 리치몬드 빵집은 이전했고, 낮은 건물 있던 거리엔 지금 대형 빌딩과 새로운 상점들이 들어와 있다. 내가 밤식빵의 무게를 느끼며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가곤 했던 학교 앞 거리가 종종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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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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