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나가는 글

열흘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 편을 다 발행했다. 처음엔 음료 맛을 적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쓰다 보니 맛이 아니라 시간이 적혔다. 어릴 때 쓴 약 같던 수정과를 이제는 시원하게 한 잔씩 마신다. 단맛에 기대던 홍차 입맛이 원래 맛으로 옮겨갔다. 마지막 물 이야기에 와서는 아들이 군대에 간 자리가 물병 개수로 느껴졌다. 쓰기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이다. 열 편을 쓰고 나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지난 시간이 같이 보인다. 읽는 분들도 오늘 5분, 한 편이면 된다. 늘 마시던 것 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같은 기수를 함께 달린 동료들과, 이 자리를 열어준 여유당에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덕분에 열흘을 끝까지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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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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