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51회차.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여덟 편을 썼다. 나는 과자 이야기를 골랐다. 새우깡, 포카칩, 꼬북칩, 초코파이. 마트에서 흔히 집는 봉지들이다. 그런데 하나씩 꺼내 놓고 보니 봉지 안에 사람이 있었다. 교복 치마가 구겨지는 줄도 모르고 방바닥에 엎드려 놀던 친구들이 있고, 포카칩에 살사소스를 얹어 마주 앉는 사춘기 아들이 있다. 먼 모스크바에서 "초코파이 좋아요"를 외치던 러시아 사람도 있다. 몸이 아프고 난 뒤 밀가루를 끊었다. 그래서 이제는 손이 잘 가지 않는 과자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과자들을 하나씩 다시 꺼냈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한 편은 250자쯤이다. 읽는 데 1분이면 된다. 과자 하나를 손에 쥔 기분으로 편하게 넘겨 주면 좋겠다. 흔한 봉지 뒤에 숨은 장면을, 나 대신 당신도 잠깐 떠올려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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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