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51회차 8일차
빼빼로
빼빼로는 날씬하다. 빨간 포장지에 담긴 기본 맛 빼빼로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중학교 때부터 자주 사 먹었다.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도 스트레스를 핑계 삼아 달콤한 과자를 골랐다. 오독오독 씹으며 먹다가 빼빼로처럼 나도 날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개만으로는 배도 차지 않으면서 말이다.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던 하굣길은 참 즐거웠다. 그때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아마 우리도 세월만큼 넉넉한 몸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트 한쪽의 빼빼로는 여전히 날씬하다. 이제는 먹지 않는다. 달콤함 대신 그 시절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몸은 세월 따라 변해도 마음만은 빼빼로처럼 가볍고 날씬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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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